결핍으로부터의 명명(命名)‘고요’라는 작가명은 역설적이게도 내 삶에 가장 부재했던 상태에서 기원한 다.
내면의 소란스러움은 내가 바라보는 세계마저 뒤흔들었고, 타인을 향한 다정함 속에서도 나 자신은 늘
온기를 잃어버리곤 했다.
‘고요’는 그 부재를 채우고 싶다는 조용한 갈망의 표현이다. 포등(抱擁)의 감각, 〈동자(prototype)〉최근의
작업은 날로 첨예해지는 세상에 대한 감각적 반응이다. 사람들 사이의 온도가 유독 차갑게 느껴질 때, 우리는
본능적으로 포근한 안식처를 찾는다. 내가 원했 던 것은 그저 나를 무조건적으로 안아줄, 그리하여 세상의 날선 모서리들을 잠시 잊게 해줄 편안한 품이었다.
석가모니가 태어나며 외쳤다는 “세상에 평안을 전하러 왔다”는 선언은, 내게 있어 ‘고요로의 초대’와 같 다.
이번 작업 〈동자〉는 그 절대적인 평안을 지닌 존재를 지금 여기,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로 소환하려는
시도다. 이 부드러운 존재가 차가운 시대의 온도를 일구는 작은 품이 되기를 바란다.


